Thursday, March 2, 2017

2016년 10월 15일 토요일 애국자들이 넘쳐나는 풍경

편의점 근처를 지나가는데 하얀 물체가 3미터 정도 앞에서 날아간다. 보니 담배꽁초였고 불도 안 꺼져 있었다. 날려진 지점을 보니 아저씨가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편의점에서 거기에서 담배 피우지 말아달라고 호소문을 써붙였던 곳이다. 그래도 그 아저씨는 매우 당당하다. 매일 길거리를 걸어다닐 때마다 수많은 흡연자를 본다. 여자도 가끔씩 보이지만 대부분은 남자다. 특히 길빵의 경우 100% 남자다.(표본수는 충분하고도 넘쳐난다.) 주위의 사람들이 불편해 할 거라는 걸 모르는 건지 알아도 난 어쨌든 피우겠다는 자존심인지 잘 모르겠다.(그렇다면 개한테나 가져다 줬으면 싶다.)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같은 곳은 금연구역이 된지 오래되어서 그나마 담배연기로부터 자유롭지만(물론 개한테 가져다줬으면 하는 자존심이 빵빵해 보이는 개저씨들이 당당하게 피우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이것도 조금만 벗어나면 어떻게 참았는지 용해 보일 정도로 바로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낸다. 이걸 어떻게든 개선해 보려고 서울시에서 지하철역 입구 10미터 이내 흡연 금지 규정을 설정했더니 계도기간을 거쳤음에도 거침없는 흡연자들의 행태는 바로 걸렸다. 그리고 결국 큰 효과가 없었다.(지하철 출입구 10m 내 금연? 여전히 '너구리 굴') 도서관 근처에도 금연구역을 설정해 놓았는데 어째서 볼 때마다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는 건지...(금연구역 표시는 잘 보이게 만들어져 있다.) 담배 없는 거리 같은 걸 만들어 놓으면 뭐하나? 결국 단속하는 사람이 없으니 개한테나 가져다줬으면 하는 자존심이 빵빵해 보이는 개저씨들에게 금연구역 그딴 거 없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시대가 되어서 그런지 그런 모습을 봐도 다들 그냥 지나치고 있고...(뭐라고 하면 개한테나 줬으면 하는 자존심이 빵빵해 보이는 개저씨들이 자기가 옳다 설칠 것이 뻔하므로)


그러면서 왜 이런 건 요구하고 난리가 난 건지...
(오찬호 교수의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중에서)

그저 하루하루 꼴초들의 담배연기 자랑대회를 보며 거리를 걸어야 하는 게 짜증이 나지만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긴 길거리에서만 문제가 아니다. 전에 아파트 자전거 주차장 지붕을 교체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도 위에서 담뱃재를 떨궈댄 바람에 구멍이 다 뚫려서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는 호소문이 엘리베이터에 걸린 걸 보고 그저 어이가 없었다. 여름에 더우니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어놓으면 수시로 담배냄새가 난다. 담배연기가 자기 집에만 가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는 건지... 가격이 두 배로 올라도 이 지랄인 걸 보면 더 올려봤자 노답 꼴초들의 불타는 납세정신(?)은 바뀌지 않을 것 같고 담배공장을 다 폭파해 버리고 싶은 나의 소망(?)도 이뤄지지 않으니 계속 답이 없는 상태만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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