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점심이 지났을 무렵, 사쿠라이 씨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혼란에 빠진 상태에서 트위터에 부주의한 트윗을 올려서 팔로워 분들께 실례하게 된 걸 사과드립니다.
사쿠라이 타카마사 씨는 5년 전, 제가 성우가 되기 전에 만난 이후 쭉 신세를 졌던 스승님이세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사쿠라이 씨가 해오신 것, 그리고 이루려 하셨던 것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장문을 썼지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사쿠라이 씨는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일본 대중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기획하신 분이세요.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많은 아이돌이나 가수 분들을 그런 문화외교의 장에 이끌어 주셨지요.
카타르 행사에 참가했던 것이 저에게 있어서 첫 문화외교체험이었어요. 외국에 일본 애니메이션 애호가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잔뜩 있다는 걸 실감하면서 그저 먼 나라라는 인식 정도밖에 없었던 카타르가 한번에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은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었어요.
그리고 염원해왔던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행사에 참가했어요. 저 자신의 언어로 현지의 애니메이션 애호가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꿈만 같았죠. 더듬거리긴 했어도 직접 "일본을 좋아해줘서 고마워"라고 마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 수 있었어요.
또한 문화외교의 의의를 넓히기 위해 칼럼이나 책을 적극적으로 내기도 하셨죠. 국외에서의 행사 보고서나 인터뷰를 시작해서 사쿠라이 씨의 문장엔 "세계가 일본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어요. 칼럼은 인터넷 상으로도 볼 수 있으니깐 꼭 읽어주세요. 사익을 위해 얄팍하게 쿨재팬 같은 게 아니라는 걸 한번 읽어보시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을 거에요.
내년 사할린에서의 교류행사를 준비하고 있으셨어요.
사쿠라이 씨가 "스미레의 러시아어 영상메시지를 사할린의 대학에서 틀었어. 매우 기대들 하고 있으니깐 힘내자"고 말씀하셔서 저도 기뻐서 기세등등해졌었죠.
사할린 방문은 저의 우선목표에요. 시간은 좀 걸릴지 몰라도 꼭 해낼게요.
사쿠라이 씨가 내걸었던 문화외교는 일본 대중문화의 힘을 통해 전세계와 교류하는 거에요.
문화가 다른 외국인이라고 해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같아서 장벽을 넘어 친해질 수 있죠.
브라질에도 칠레에도 러시아에도 카타르에도 신경써본 적도 없는 먼 나라에서도 사랑스러운 오타쿠 여러분이 있다고요.
저는 그런 사람들과 더욱더 만나고 싶어요. 이제 막 시작한 문화외교 목표를 여기에서 끝낼 순 없죠.
사쿠라이 씨가 미처 하지 못한 것들, 지키지 못했던 약속은 국내외에 잔뜩 쌓여있을 거에요. 조금이라도 유지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앞을 바라보며 걸어나가겠어요.
사쿠라이 씨, 감사합니다.
그다지 입밖으론 내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당신을 존경하고 동경해왔습니다.
저세상에선 부디 과음하지 마시구요.
편히 주무세요.
http://lineblog.me/uesaka_sumire/archives/4362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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