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3일 수요일
식당 같은 곳에서 보면 여자들이 앉았던 자리엔 항상 음식이 남겨져 있다. 심한 경우 반도 안 먹은 것 같은 양이 남겨져 있다. 이걸 식당에서 재활용할 리는 없을 테고 결국 음식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이다. 먹지 못할 거면 시키지를 말든가 왜 저렇게 낭비를 하는 건지... 옛날에 성별로 식당에서 어떻게 주문을 하느냐 하는 방송의 스크린샷을 봤는데 여자들은 자기들이 다 먹을 것도 아니면서 기어코 주문을 몇 개씩 하고 남자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왔었다. 그걸 먹어줄 사람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결국 상당수의 경우 그걸 버리게 될 것이고 그렇게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하는 데에 상당한 수고가 든다. 물론 가축사료 같은 걸로 재활용된다면 그나마 낫지만 그렇게 재활용될 수 있는 수득물의 양도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다. 이래저래 결국 버려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낭비를 하려면 결국 많은 자원이 낭비될 수 밖에 없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에도 스무 잔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음식을 만들기 위한 재료가 되는 동식물을 키우는데 드는 자원, 그 동식물들을 먹이기 위한 사료 비료 등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자원은 어느 정도를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고 해서 빈곤한 아이들의 배가 채워질 리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남길 정도로 음식을 주문하는 만큼 수요가 발생하고 거기에 맞춰 공급을 해야 되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이를 위한 자원의 소비는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를 맞추기 위해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었던 자원이 대부분 우리에게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깐 음식을 남기면 남길 수록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자원을 받을 수 없고 더 싼 가격에 공급하여 소비자들을 유혹하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공급자들에 의해 노동을 착취당하기까지 하는 것이다.(먹는 건 아니지만 휴대폰을 만드는 데에 들어가는 코발트를 얻기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콩고 사람들처럼 (THE COBALT PIPELINE)) 물론 이런 과정은 눈 앞에 있는 음식을 보았을 때 보이지 않으니깐 다들 쉽게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언론이 제대로 비춰주지 않으면 먼 곳에 있지 않은 불행에 직면한 이웃도 보이지 않다가 남는 밥 좀 있으면 나눠줄 수 있냐는 쪽지를 발견하고서야 깨닫는 것처럼...(최고은 작가 사망 전 쪽지로 “남은 밥과 김치 있으면…”) 하지만 안 보였다고, 몰랐다고 지금 우리가 행하고 있는 잘못이 없어질 수 있을까? 하긴 한국이 이런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얼마나 남았을지...
2017년 1월 27일 금요일
음식을 남겨서는 안 된다는 글을 써봤자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는 진지충의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저번엔 대체로 여자들이 그런다는 말을 썼는데 세상이 나에게 항의라도 하는 듯 이번엔 성비가 1:1이다.
당연하다시피 27일 찍었던 사진은 없다. 남긴 음식 속에 뭐가 숨었는지 알게 뭐냐. 결국 안 보이는 건 안 보이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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