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23, 2017

2014년 2월 3일 월요일 연예인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연예인 중 한 명이 김흥국이었다. 방송에 그가 나오면 재미있었다. 이유는 단지 그것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머리를 빡빡 밀고 문화방송에서 쫓겨난 것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의 설명을 보니 소위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쫓겨나는 것에 대한 구실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이런 행태를 저질렀다고 했다. 그 이후로 사진으로도 김흥국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김흥국의 정치적 행동에 대해 들은 것은 정몽준이 대선에 나오려고 했던 2002년 당시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가 이루어진 후 합동 연설을 다니는 과정에서 노무현 후보에 의해 무시를 당한 것 같은 입장에 처하게 되자 정몽준을 부추겼다는 것 정도. 딱히 알고 싶지는 않지만 김흥국이 어느 정도 위치에는 있었던 모양이다. 사람들은 이런 김흥국이 못마땅했는지 김흥국이 항의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며 이명박 정부에 의해 장악당하는 방송계를 탓할 뿐 김흥국에 대한 동정은 비추지 않았다. 연예인들도 사람이니 자신의 생각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가지는 정치적 견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지지하는 당도 나뉘게 된다. 어느 당을 지지하는 지 알 수 없는 연예인이 대다수이지만 대놓고 당 활동에 참여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연예인들에 대해 사람들은 또다시 갈리게 된다. 이런 연예인들에 대해 '개념' 연예인이라 지칭하고 '종북' 연예인이라 지칭하고 '수꼴' 연예인이라 지칭한다. 그리고 이런 연예인들이 무슨 발언을 하면 거기에 동조를 하기도 하고 흥분을 하기도 한다. 그 '개념' 연예인이라는 건 어떤 범주에서 나오는 걸까? 민주, 진보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연예인을 '개념' 연예인이라고 하는 거 아닌가? '종북' 연예인들은 어떤 범주에서 나오는 걸까? 새누리당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연예인을 '종북'이라 칭하는 거 아닌가?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을 '수꼴'이라 욕한다면 '종북'에 눈이 멀어 연예인들을 욕하는 사람들과 다를 게 있긴 한 걸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연예인들을 진영 논리의 잣대로 재어서 나눠버리고 자신들의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연예인들을 배제하려 한다면 이건 너무 슬픈 일 아닐까?

이 때 김흥국 이야기는 뭣하러 집어넣었나 싶다. 그 아저씨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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