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23, 2017

2016년 12월 4일 일요일 부끄럽고 죄송스럽기만 한 정치

https://twitter.com/DrPyo/status/805253029364572160

옛날에 학원강사가 자기가 살았던 지역의 국회의원이 강에다가 다리를 놓은 이후 선거 때마다 "제가 저 강에 다리를 놓았습니다!"만 외쳐도 당선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게 생각났다. 국회의원을 뽑는 본래 목적은 입법과 정부 감시에 있지만 비례 재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한국 국회에서 재선을 하려면 지역구로 가야 되고 거기에서 계속 뽑히려면 본래 목적보다는 지역에 뭘 해주느냐에 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매번 지역구를 없애고 비례대표만으로 국회를 채우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하지만 그런 국회를 구성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처음에 지역을 중심으로 뽑았으니 여기에 비례대표를 넣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을 살 수 밖에 없고 의회 민주주의의 출발점인 영국에서도 아직 지역구만 뽑는다. 가장 합리적인 제도로 꼽히는 독일의 총선도 지역구와 비례를 반반으로 만드는 거지 딱히 지역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지역구 의원이 왜 필요한가 생각해 보면 딱히 감이 오는 게 없다. 지역의 대표성? 한국 총선만 해도 등록일 직전에 지역구가 결정될 정도다. 몇 달, 며칠 전에 주소지를 변경해서 거기 주민이었던 것처럼 선거에 나선다. 지역발전? 지역구 의원의 존재이유가 그런 것이라면 지방자치제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거라 봐도 무방하다. 지방자치장이 있고 각 지역의 지방의원들이 존재하는데 그 사람들은 다 뭘 한다는 건지... 오히려 지역구 의원을 두는 것 자체가 특정 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토착비리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당의 이념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당민주주의가 약화되고 일부 토호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정치는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계속해서 지역구 의원이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할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지역구는 결국 계속 유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차라리 광역단체별로 묶어서 비례대표식으로 뽑는 게 어떨까? 특정지역의 이익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체로 묶어서 지역에 필요한 법안이 있으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하는 방식으로. 그럼 특정 지역을 특정 당만 싹쓸이하는 상황도 더 줄어들 수 있는 것 아닌가?  거기에 비례대표도 정상화를 넘어서 다른 정치 선진국들처럼 확대를 한다면 더 해소될 수 있을 것이고 정당 민주주의도 강화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왜 고리타분한 특정지역 인기투표를 계속 유지하려 드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왜 매번 부끄럽고 죄송스럽기만 하고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없는 건지... 대통령 임기가 몇 년인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정치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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