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25, 2017

사진만을 보는 역사관(?)

예전에 안중근 의사 사진을 앞에 두고 헤매다가 긴또깡을 언급했던 연예인이 비오는 날 먼지나도록 털렸던 게 문득 생각났는데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분들이나 역사교과서에 유관순 열사 사진 안 실리면 나라가 망하는 줄 아시는 분들, 밸런타인 데이를 기어코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로 만드려고 하시는 분들 중에서 아래에 나오시는 분들이 누구신지 아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싶은 것이다.



  

물론 다른 학문도 그렇듯이 역사는 기초적인 지식이 없으면 이해를 하기 불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위에서 언급한 분들은 아무래도 기초적인 것 중에서도 일부 파편만 움켜쥔 채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면 폭동 비슷한 태세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닌데 말이다. 물론 안중근 의사 사진이 워낙 유명하니 그걸 아무리 벙찐다 해도 긴또깡이 튀어나온 건 나로서도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게 그렇게까지 매장당할 일인지...
그리고 이상하게 이런 일의 표적은 대부분이 여자 연예인들이다. <무한도전>에서 나왔던 안창호 선생님의 아들 이야기의 경우 상당히 잘못된 내용이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게 감동적이라고 여기저기 퍼져나갔다. 지한파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가 그 사람에 대해 독립운동가 아들이 어떻게 일본순사 역할을 하면서 돈을 버냐고 씹었던 것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님 <무한도전>이 남자 연예인들로 채워진 곳이라서?(<여성신문>에서 <무한도전>을 씹었던 기사를 보고 의아한 점이 좀 있었는데 의외로 헛방이 아닌지도 모르겠다...3월 돌아올 ‘무한도전’에선 과연 페미니즘 이슈 볼 수 있을까?
심심찮게 나오는 말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우리에게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까... 국가에서(주로 박정희가) 밀어붙인 위인들만을 바라보며 그 아래나 반대편에 있었던 인물들에겐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다. 우리가 한 일에 대한 반성없이 일본에게 반성을 요구한다.



여덟 살 아이를 향한 한국군의 총구



예전에 한일전 축구만 하면 같이 날뛰던 시절엔 저런 메시지를 들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참 어이없는 짓이다. 국가대항경기는 국가 간의 전쟁이 아니라 함께 운동을 하며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한 관계에 있다는 뜻이다. 그런 자리에서 저런 메시지를 떡하니 든다는 게 참... 애시당초 일본 사람들은 한국어 공부한 사람 빼곤 저거 못 읽지 않나? 자기만족?



역사에 대해 무지한 건 피차일반이지만 저런 식으로 무식한 티를 드러내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릇된 역사관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들이대는 것이 역사가 아니라 사진이 담고 있는 이야기 그 바깥에 있는 이야기를 보는 것이 역사이다. 이 정도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닥치고 제대로 된 역사책을 찾아보는 것이 생산적이다.


원문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새로 썼다. 2월에 올린 것만 그런 줄 알았는데 그 전에 썼던 것도 상당수의 링크가 날아가 버렸다. 뭔 조화인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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