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5, 2017

2014년 12월 23일 화요일
가끔씩 옛날에 친구라고 착각했던 사람들이 나오는 꿈을 꾼다. 그 꿈에선 내가 예전에 착각하고 살았을 때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난다. 그 꿈 속에서 나는 착각하고 살았던 시절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건지 스스럼없이 그 분위기에 어울리고 있다. 아니, 어울리는 척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잠에서 깨면 그냥 '아, 꿈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잠이 깨기도 전에 이건 그저 꿈임을 알려주는 상황이 닥친다. 전자와 후자는 결국 꿈을 꾸고 있었던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똑같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의 경우 얻게 되는 고통이 더 크게 된다. 어쩌면 아직도 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때 그 시절의 상황으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착각하고 있는 채로 사는 것에서 지금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들이 나의 이기주의적 태도를 받아들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다. 아직 그 꿈을 꾸고 허탈감을 느끼는 것은 내가 실망했다는 증거이고 그 실망은 일말의 기대에서 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헛된 기대임을 인식하는 수 밖에 없다. 그들 중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들 외에도 나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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