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번에 문학상을 탄 사람이 밥 딜런이란 게 화제를 타는 걸 보고 난 그저 누군가 하고 있었다.
밥 딜런, 발표 24시간 지나도 침묵..상 거부 가능성 '솔솔'
대충 사람들이 하는 말을 봐보니 가수였다. 본인이 만든 노래의 가사들이 문학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노벨상 위원회에서 올해의 문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사진을 인용한 기사의 내용으로 봐서 밥 딜런이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당연한 것처럼 외면받고 있었던 대중가요의 문학성이 인정받은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한국에선 매년 노벨 문학상을 우리도 받을 수 있다면서 유명한 문인들을 꼽지만 위원회 쪽에서 무슨 후보를 정해놓고 고르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한국의 연례 김칫국 마시기 행사만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받은 밥 딜런의 경우 어릴 적부터 시를 매우 좋아했었고 시를 통해 키운 문학성이 노래로 이어지면서 인정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시를 읽고 짓는 것을 즐기는 환경이 보장되어 있던가? 소설책을 읽어도 이런 거 읽을 시간이 어디 있냐며 문제집을 펼치게 하는 나라에서 말이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정규교육과정을 밟는 동안 접할 수 있는 문학이란 게 교과서에 나오고 수능 언어영역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들 외에 얼마나 될까? 정말 작가가 되고 싶어서 국문학과 쪽으로 진학하고 작가가 되려고 보면 문제가 또 발생한다. 지금 한국 출판계는 계속해서 가장 어려운 한 해를 맞이하고 있다. 책이 안 팔린다. 결국 웬만한 부가 갖춰져 있지 않거나 작가 중에서 최상위에 속하지 않는 한 제대로 돈을 벌기가 힘들다. 작가가 되려 하기 전에 공무원이 되는 게 더 낫구나 판단을 하게 될 확률이 90%를 밑돌 수 있을까? 최상위의 작가가 되어 한국 내에서 알아주는 작가가 되었다 치자. 그런데 외국에서 모를 확률이 높다. 최근 영어권 사정은 그나마 나아서 한국 작가 책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들어가고 상도 받고 하지만 한국 문학의 외국어 번역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한국 문화 소개 자체를 맡아야 할 대사관들이 손을 놓고 있는데 알려질 리가 없다. 고은 시인께서 정말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거라면 우리가 매년 김칫국 마시지 않아도 언젠가 타셨을 것이다. 인정을 받을 만한 바탕부터 없으니 김칫국만 마시는 거지. 그나마 신경을 쓰는 (척하는) 문학이 이 정도인데 과학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그러면서 또 괜히 미창과부 장관 불러다가 일본은 저렇게 많이 타는데 한국은 뭐하냐고 윽박지르는 의원 나으리가 있으시다고...) 결국 김대중 선생님이 받으신 노벨 평화상이 한국의 유일한 노벨상으로 남아있을 기간은 앞으로도 매우 길 것 같다. 그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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