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5, 2017

2016년 1월 1일 금요일
뭘 대하든 간에 난 3인칭의 위치에 있으려 했던 것 같다. 나와 너의 입장이 아니라 그런 입장을 바라보는 3인칭. 어디에 들어가도 이런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억지로 나나 너의 입장으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고무줄에 매달린 물체처럼 원래 있던 위치로 되돌아갔다. 그런 운동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고무줄은 끊어지게 된다. 그렇게 하면 그 물체는 원래 가려 했던 곳으로도 원래 있던 곳으로도 가지 못하고 방치되게 된다. 끌어당기던 사람도 버티던 나도 의지를 잃게 된다. 그렇게 끊어지고 나면 아무도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나의 경우엔 되돌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계속 방치된 게 지금의 나다. 지금의 나에 대해서마저도 나는 3인칭이다. 내가 아니라 관찰자다. 관찰자는 관찰상대의 이런저런 모습을 보지만 절대 그 관찰상대에게 그 모습을 본 평가가 전달되지 않는다. 반성도 전달되지 않는다. 관찰상대는 절대 어떤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방치된 상태로 존재할 뿐이다.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 가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관찰자는 관찰상대의 상태가 어떻게 되건 보기만 하면 될 뿐이다. 관찰상대에게 어떤 간섭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간섭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관찰상대가 괴멸하면 관찰자도 괴멸하게 되지만 그런 것은 관찰자에게 중요한 것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관찰자 또한 자신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을 뿐이다. 나에게 주체란 없으니깐 말이다. 어디까지나 3인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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