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4, 2017

2016년 9월 20일 화요일 남의 디스토피아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가 지난주 추석 때문에 미뤄졌더니 이번주 재활용품을 모으는 월·화요일 동안 무지막지한 양이 쌓였다. 한 주 쉰 양+추석 선물세트가 모인 것이다. 평소엔 큰 마대자루로 종이 두 자루, 플라스틱 두 자루, 박스가 성인 키의 반도 안 되는 정도로 모이면 그만이었지만 이번엔 몇 자루가 쌓였는지 박스는 몇 장이 모였는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수두룩하게 쌓였다. 사람은 이렇게 항상 무지막지한 양의 소비를 한다. 특히 잘 사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사는 나라도 아닌 한국에서 소비를 절제하는 미덕은 개나 갖다 주라 상태가 되면 말도 안 된다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쌓인다. 하지만 이런 소비를 가능케 해왔던 석유는 점점 바닥을 보인다. 땅도 메말라간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는데 이런 생활이 끝나면 원래 조선시대의 삶으로 돌아갈 준비라도 되어있는 건지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대책을 세우라는 요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최신형 휴대폰에 매달리고 냉난방 기구 의존도를 높여가며 화석연료 소비를 가속시킨다. 핵발전? 지진이 일어나서 불안하긴 하다. 하지만 이게 당장 사라지면 10%에 달하는 에너지 공급이 사라지게 된다. 그거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라고 말하기엔 비중이 높고 이마저도 없어지면 미세먼지를 잘 일으키는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석탄화력을 풀가동해야 된다. 화석연료 소비는 더욱 가속되겠지.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대체 에너지는 독일 같은 곳에서도 더이상 팍팍 늘리기가 힘든지 약간 주춤한 상황이긴 하지만 한국에선 지자체별로 하는 것 외엔 큰 발전이 없는 상황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하도 지속되다 보니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그 말을 믿기엔 원안위의 행보가 놀라울 따름이다. 뭔가 대책은 뚜렷하게 나오고 있지 않은데 계속 쓴다.


이 이야기를 읽었을 당시엔 그 섬은 고립되어 있었고 지금은 세계가 이어져 있으므로 괜찮다는 이야기를 함께 들었지만 지금 인류는 돈을 위해 파헤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다른 행성에 있는 자원을 가져 오기엔 인류의 기술과 자원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럼 별반 차이없는 거 아닌가?

결국 이것도 남의 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석유가 바닥난다 해도 몇십 년 뒤의 일이고 현재의 성인들은 그 때 이미 노년이거나 사망한 시기이다. 골치 아픈 건 후손들이다. 그렇게 부모들이 원한다는 우리 아이의 미래? 지금 20대들이 겪어왔다는 부모들처럼 남을 밀치고 성공하면 된다와 뭐 크게 다를까? 성공해서 남을 밟고 올라서면 자원이 부족하다 한들 성공한 자는 열매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주로 외국에 가서) 그럼 만사 오케이. 쓸데없이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누구에겐 디스토피아일지 몰라도 우리에겐 유토피아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유토피아를 마다하는 게 멍청이가 아니면 뭐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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