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1, 2017

2016년 4월 30일 토요일 녹색당 생각


5월 7일에 녹색당 입당신청서를 제출했었으니 입당한 지 1년이 조금 안 된 상황이다. 녹색당을 알았던 건 벙커원에 나는 꼽사리다 방송을 들으러 갔을 때였던 2012년 11월이니깐 3년 반 정도가 되었다. 그동안 느낀 점을 두서없이 늘어놓을까 한다.
우선 녹색당은 환경정당이다. 환경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지만 시민들이 보기엔 환경정당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환경에 관한 사항 중 하나인 미세먼지에 대한 녹색당의 관점이 공격을 받고 있다. 사람들의 의견이 같을 이유도 없고 공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누리꾼과의 대화(https://twitter.com/cool_left/status/725524706309246976)를 보니 제대로 된 반박이 나오지 않는다. 이건 그냥 자료 분석인데 그동안 미세먼지 문제를 제시해 왔고 이것을 선거주제 중 하나로 삼은 정당이 엉뚱한 분석을 내세우면서 해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https://twitter.com/cool_left/status/725652500938809344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자고 했다. 한편 핵발전소 건설도 중단하자고 했다. 여기서 충돌이 일어나는데 한국에서 화석 에너지와 핵발전을 합하면 77%가 나온다.


반면에 녹색당에서 주장하는 대체 에너지는 기타에 들어가 있다. 이 대체 에너지가 화석 에너지와 핵발전을 대체하려면 얼마나 걸리는 걸까? 이걸 대체하려면 상당한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녹색당에겐 당장 아무런 권한이 없다. 두 번의 총선에서도 도중의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이렇다 할 만한 기약은 없다. 많이 가봤자 자치단체 의원 정도?(이것도 힘들다) 그럼 자리를 가지고 있는 정당에서 길을 열어주는 걸 기다릴 수 밖에 없는데 이건 정당과 시민단체를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길이 열린다는 보장도 없다. 지구온난화 2도를 막으려면 한시가 급한데 언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갈 수 있는 건지...

힘이 없다는 면에서 보면 기본소득은 더더욱 난감하다. 전에도 썼듯이(기본소득...) 이건 힘이 있어도 어렵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니 세금을 더 거두면 된다 하지만 그 세금을 거두는 과정에서부터 상당히 힘겹다. 노무현 정부 당시 부유층에만 해당되는 종합부동산세 걷으려고 하자 전혀 해당하지 않을 것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세금폭탄이라며 비명을 질렀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이런 저항을 다 이겨내고 거둬낸 세금을 또 엄청난 양을 지출한다라는 건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참여연대 팟캐스트에서(총선평가2-'살아남을 것이냐, 사라질 것이냐' 각 정당들의 총선성적표와 혁신과제) 녹색당에 대해서 평가하길 현실과 공약 사이의 중간 과정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했었다. 자원 문제나 기본소득이나 마찬가지다. 중간 과정이 너무 막막하다.
알래스카 석유 나오는 거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이야기는 블랙 조크에 가까운 게 환경에 해가 되는 석유 채굴을 하다보니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파괴되고 있다. 얼음이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어서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고 주지사는 이런 상황에서 이주를 위해서라도 야생동물 보호지역에서 석유를 채굴하게 해달라는 개소리를 해댔다.(Alaska Governor Wants To Drill In The Arctic National Wildlife Refuge to Pay For Climate Programs
) 환경을 파괴해서 기본소득을 얻는 게 모범사례라니 녹색당이 할 이야기인가 의문을 가졌는데 계속 나온다.

힘이 없다는 측면에서 좀더 한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전국적으로 하기보다는 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거기서부터 자리를 잡아야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였는데 녹색당의 경우 과천 지역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20대 총선 비례대표 득표율 5.60%) 하지만 녹색당은 딱히 그런 전략이 없었다. 사실 전략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그냥 정책을 열심히 짜고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 눈에 띄는 게 있었다면 광화문광장에서 경찰과 시비까지 붙은 천막 선거사무소와 신촌 쪽에서 했던 퍼포먼스 정도? 그 외엔 생각나지 않는다. 인터넷 쪽에선 논평이 조금 인기를 얻었고...(그리고 이건 전략이 아니라 정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다.) 그냥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이 온갖 곳을 돌아다닌 덕분에 서울 비례대표 득표가 가장 잘 나온 1.13%였다.

인터넷에서 인기가 있었다고 해봤자 인터넷만으로 큰 표를 몰기는 힘들다. 하지만 인터넷 쪽도 그렇게 열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선거 때가 다가와서야 간신히 열기를 띄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전까지 트위터 등에서 녹색당을 언급하는 양은 처참한 수준이었고 나같은 별종이 어떻게든 언급량을 키워보려고 했던 것 외엔 없었다. 반짝하는 인기였고 이 반짝 인기도 요즘 녹색당을 검색해 보면 사라지는 수준을 넘어 위의 미세먼지 문제처럼 부정적인 시선이 부쩍 늘어났다.

부정적인 시선 중 원래 대표적인 것은 GMO 문제였다. 물론 GMO 작물이 표면적으로 가지고 있는 폐해(다른 논밭에 쉽게 옮겨 다니면 몬산토가 그걸로 시비 걸 수 있다, 한국 정부가 표기 문제를 계속 쉬쉬한다)에서는 나도 공감하지만 GMO가 위험하냐 위험하지 않느냐의 문제는 별개가 된다. 문제가 있으려면 진작에 나왔어야 하지만 미국 등에서 먹기 시작한 지 이십 년이 훨 지났고 한국에서도 표기를 안 하니 알게 모르게 다들 먹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계속 문제를 삼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러다 보니 HACCP 적용 같이 정도의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쉬웠고 유사과학 취급을 받기 쉬웠다.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관점으로 녹색당을 바라보고 있다.

녹색당이 농민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지만 정말 그러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쌓여있다. 그냥 도시의 중산층 이상이 중심으로 잡혀있는 것 아니냔 지적이 심심찮게 보였고 실제로 후보 중엔 아무도 없었으며 비례대표 득표에서도 충청 전라 경상 지역에서의 득표는 전국 득표(0.78%)를 밑돌았다.

위에서부터 충북남 전북남 경북남 지역.


정말 세상이 뒤집히는 건지 아님 녹색당 혼자 물구나무 설 건지...

물론 녹색당을 보면서 상기한 점들만 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 심정으론 뭔가 긍정적인 것들을 꺼내기가 꺼려진다. 정말 이 당에 내가 바라는 세상이 있는 걸까? 안 맞는 걸 억지로 끼워맞추고 있는 것 아닌가? 총선 전부터 이런 생각을 계속 품었다. 하지만 총선 때문에라도 덮었는데 끝나고 나니 터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왜 이랬었나 싶은 생각도 계속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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