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에 콩고에서 코발트를 채취해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의 기사가 실렸다.(THE COBALT PIPELINE) 이렇다 할 만한 관측장비도 보호장비도 없이 감으로 열악한 작업환경을 헤쳐나가며 코발트가 함유되어 있는 암석을 캐온다. 죽을 고생해서 캐어와도 버는 돈으로는 끼니를 떼우기도 벅차다. 캐온 만큼만 돈을 받기 때문이다. 이들이 다치거나 죽어도 이를 관리하는 기업 측은 캐온 만큼의 코발트 원석을 사들일 뿐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렇게 채취한 원석들은 중국 공장으로 수송되어 공업재료용 코발트로 정제된다. 이렇게 정제된 코발트는 수많은 사람들이 주머니에 넣고 꺼내는 과정도 불편해 아예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일을 위해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 친환경으로 각광을 받는 전기자동차에 들어간다. 친환경 자동차를 만드는 데에 들어가는 코발트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기 위해 콩고 노동자들의 가족들도 코발트 원석을 만져야 한다. 아내들은 원석을 씻어내 불순물을 없애는 작업을 하고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같이 씻겨나간 코발트 조각들을 회수하는 작업을 한다.(그리고 당연하다시피 직접 채취에 나선 미성년자들도 존재한다) 다시 말하자면 여기는 콩고이다. 선진국 같이 제대로 된 상하수도 시설이 없다. 모두가 마실 물을 길러내고 몸을 씻는 등에 사용하는 하천에서 이 작업을 하고 있다. 자연히 주민들의 건강은 악화되었고 산모들은 선천적 장애아를 낳게 된다. 친환경 제품에 들어갈 재료를 얻기 위해 콩고 주민들의 환경은 악화된다. 앞서 말했듯이 이건 스마트폰에도 들어간다.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는 삼성과 엘지도 예외는 아니다.(기사에서 엘지는 콩고에서 채취되는 것을 쓰고 있지 않고 있다 했으나 코발트 유통과정이 하도 얽히고 섥혀 있어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8월 30일에 대법원은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돌아가신 분들의 산재 신청을 거부하는 판결을 낸다.(대법, 삼성 백혈병 산재 불인정…더민주 "삼성 면죄부") 삼성은 작년에 반도체 공장에서 병을 얻으신 분들께 보상을 하겠다는 말을 했으나 여전히 권력과 손을 잡고 근로복지공단을 앞장세워 산재 신청을 계속해서 막고 있으며 보상을 해주는 것마저도 대가로 더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비밀을 유지하라는 확약서까지 받으려 했다.("삼성, 직업병 보상 비밀유지 확약 받았다")
황상기 씨는 아직도 삼성 본관 앞에서 버티고 있으시다. 황상기 씨의 딸 황유미 씨가 아버지의 택시에서 사망한 날이 2007년 3월 6일이므로 이제 다섯 달만 있으면 십 년이다. 사실 황유미 씨는 산재를 인정받은 경우이므로 황상기 씨가 더운 날씨이든 추운 날씨이든 버티고 있을 이유는 없지만 삼성전자 노동자들을 위해서 반올림과 함께 계속 버티고 있으신다. 하지만 이들은 소수이다. 삼성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삼성에서 시키는대로 따른다. 삼성에서 맨주먹으로 임원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하고 현 사회상에 대해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보였던 양향자 씨도 노조 이야기만 나오면 굳어진다. <김광진의 톡쇼> 공개방송 당시 이것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에도 어떻게 말한다 해도 삼성을 나온 입장에서 무서울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이게 잘못되었다는 방향보다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비노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방향으로 말한다. 무노조를 유지하되 최고의 대우를 해주면 된다고 말해온 이병철 일족의 말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서로의 묵인 가운데 삼성 노동자들의 손에서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메탄올을 다루다가 실명된 노동자들의 손에서...(삼성전자 핸드폰 부품 생산 공장 메탄올 중독으로 인한 실명 노동자 추가 확인)
이런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여기는 하청이다. 삼성 쪽에서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잡아떼면 법원에서 힘들게 직원이나 다름없다고 인정을 받아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없다.
협력업체는 자기 회사의 이익보다 삼성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된다. 여기에 거스르면 자기 회사의 이익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계속된 원가절감 요구도 모자라 돈까지 걷는 행태에 견디지 못하고 거슬렀다가 삼성과의 거래가 끊겨 곤혹스러운 지경에 처한 태정산업 쪽에서 사회고발을 시도해 봤지만 그 후 상황이 호전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쓰다가 버려진 스마트폰 등은 중국에서 대거 수거해 갔고 여기에서 부품과 금속을 재활용하기 위해 재처리 과정이 벌어졌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구이유로 재처리 과정에서 계속해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접한 결과 거주민의 90%가 신경손상을 입었고, 80%는 호흡기 질환을 앓았으며 어린이의 70%가 혈중 납 농도가 올라갔고 태아 유산율이 국가평균의 6배에 달했다.(누군가의 쓰레기 : 도시 광산업 혁명) 다행히 최근 와서는 상황이 많이 호전된 것 같지만(중국 남부의 한 마을서 놀라운 하수처리 성과 낸 2년 프로젝트) 이미 걸린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 체(외면한 체) 자원과 개인정보 문제로 폐휴대폰을 중국으로 가지 않게 해야 된다는 데에만 열을 올린다. (구이유 주민들을 괴롭힌 수작업 환경은 공장화되었다는 이야기가 보이지만 중국에서 과연 얼마나 안전할지...)
이런 시체 위에 쌓아진 부는 계속해서 되물림된다. 단순히 상속되는 게 아니다. 여러가지 편법을 쓴 끝에 지금 거의 상성제국의 황제 자리에 오른 이재용이 상속 과정 중 낸 세금은 16억 원 뿐이다. 무슨 공장 하나를 물려받은 게 아니다. 한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삼성 그룹 전체를 통괄할 수 있는 권리를 받는 데에 이 정도인 것이다.
이재용 뿐만이 아니라 이건희가 이병철에게서 물려받았을 때에도 마찬가지였고 계속해서 조 단위로 계산되는 부가 큰 출혈(?) 없이 내려간다. 이런 과정을 고발하면 마치 삼성이 망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난리를 피운다. 사람들이 난리를 피우기만 하면 견딜 수 있어도 광고가 끊기면 완벽한 치명타다. 제도권에 올라와 있는 언론들이 시도를 했다가 된서리를 맞고 입을 다문다. 그러다 보니 삼성 광고와 무관계한 뉴스타파 같은 인터넷 언론들이 열중하지만 이건희의 성생활을 다루면서(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 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뉴스타파가 이번엔 삼성 전체의 부조리를 다뤘는데(법은 항상 이재용 편이다) 조회수가 이틀 동안 만 칠천이다. 한 마디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제도권 언론들은 삼성 찬양에 열을 쏟는다. 그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도 상관이 없다. 그것을 이병철이 봤을 것이고 이건희가 봤고 이재용이 보고 있을 것이다.
이건 2016년 10월 8일에 썼던 글이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 게이트가 터지기 시작한 시점인 JTBC의 태블릿 PC 보도가 나오기 보름 전에서 썼던 글이라 이재용이 삼성을 물려받기 위해 쓴 돈이 위에 쓴 십육억 외에도 더 많은 줄 몰랐다. 과연 큰 기업이라 좀 더 크게 쓰는 것 같다.(?) 삼성과 언론의 관계를 나타내는 사진을 다시 찾다가 그냥 삼성언론상 시상식 사진을 썼는데 알고보니 여기에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기자 이름이 들어가 있다. 이건 또 뭔지... 다시금 쓰지만 맨 위의 기사는 워싱턴 포스트가 쓴 것이다. 미국에서 보수적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는... 내가 가지고 있는 삼성 휴대폰은 다행히 폭발하지 않지만(폭발하는 전화기도 아니잖아) 오래 쓰다 보니 그런 건지 이재용이 구속수사 받는 게 슬퍼서 그런지 맛이 간 티가 팍팍 나고 있다.
전에 이 글을 썼을 때에도 그렇고 다시 올리는 지금도 아무 관심이 없을 것 같다. 조회수도 유독 낮았고... 하긴 다들 SSAT에만 관심이 쏠려서 이런 삼성 이야기는 내용이 많다고 하지도 않겠지. 들어오지 않을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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